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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과 시계

오데마피게 vs. 위블로, 오프쇼어 vs. 빅뱅

by desert-fox 2021. 3.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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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데마피게 오프쇼어(좌)와 위블로 빅뱅(우)

 

오데마피게 로얄 오크의 역사는 1972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더 과감한 디자인의 로얄 오크 오프쇼어는 21년 후인 1993년에 처음으로 등장했습니다.

 

42mm 로얄 오크 오프쇼어는 엠마누엘 귀트(Emmanuel Gueit)가 설계했는데,

당시 오데마피게의 경영자이자 후에는 오메가 CEO가 된 스티븐 우르크하트(Stephen Urquhart)가 귀트에게 로얄 오크 모델의 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뭔가 특별한 것을 만들어주기를 요청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당시 오데마피게 구성원 모두가 새로운 로얄 오크 오프쇼어의 대담하고 큼지막한 디자인에 만족했던 것은 아니지만, 어찌 되었든 결국 1993년에 대중에게 공개가 되었습니다.

 

많은 기존 로얄 오크 팬들이 이 새로운 디자인에 (부정적인 의미에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지만,

오데마피게에 새로운 고객들을 불러들이기에는 충분했나 봅니다.

 

1970년대 만들어진, 너무 수수한 디자인을 가졌던 로얄 오크와는 달리 더욱 사치스러운 시계를 과시하고 싶어 했던 이들이 바로 그 새로운 고객들이었습니다.

 

 

 

 

 

로얄 오크 오프쇼어와 빅뱅, 같지만 다르다

 

2004년, 많은 사람들은 위블로라는 브랜드가 로얄 오크의 유명세에 편승했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큼지막한 스포츠 시계인 로얄 오크 오프쇼어의 명성이 날로 높아지면서, 제조사인 오데마피게는 그 수요를 따라잡기 버거워하고 있었습니다.

 

위블로는 그 타이밍을 놓치지 않았고, 오데마피게가 새로운 로얄 오크를 내놓은 지 11년 만에 빅뱅이라는 모델을 출시했습니다.

 

 

말 그대로 빅뱅은 빅-뱅!이었습니다.

제랄드 젠타(Gerald Genta)라는 시계 디자이너의 로얄 오크와 엠마누엘 귀트의 오프쇼어 모두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위블로 빅뱅은 큰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이러니 로얄오크 오프쇼어의 유명세에 위블로 빅뱅이 편승했다는 말이 아주 거짓은 아니겠군요.

 

 

위블로는 화려한 색상과 특이한 재료를 사용해 각 모델이 한정판으로 제작되도록 하는 등, 시계 디자인의 레벨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지독하게 화려한 위블로 빅뱅 유니코 티타늄 레인보우, 출처: 위블로

 

 

이러한 디자인 방향성은 아주 효과가 있었는데, 특히 위블로 빅뱅은 축구 선수, 래퍼, 갑작스레 돈을 번 부동산 중개인과 같이 '신흥 부자'들에게 인기를 끌었습니다.

 


시계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자, 중립적인 입장에서 말하자면,

오데마피게와 위블로 모두 각자의 컬렉션을 잘 만들어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로얄 오크 오프쇼어의 디자인이 빅뱅 출시 이후 더욱 더 대담하고 화려해졌다는 것입니다.

두 브랜드는 서로를 밀고 당기고 하며 좋은 경쟁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나도 화려하게 간다! 오데마피게 로얄 오크 오프쇼어, 출처: 오데마피게

 

 

다만, 위블로의 팬들은 로얄 오크 오프쇼어가 여전이 조금 지루하다고 말할 것이고, 오데마피게의 팬들은 빅뱅을 그저 패션 시계일 뿐이라고 말하겠지만 말입니다.

 

 

쉽게 말하면, 로얄 오크 오프쇼어와 빅뱅은

BMW vs. Audi vs. Benz 또는 Apple vs. Samsung과 같은 경쟁 모델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둘 중 하나만을 극히 좋아하거나, 둘 모두를 좋아하지 않죠.

 

 

오데마피게 로얄 오크 오프쇼어 크로노그래프 42mm 모델 모음, 출처: 오데마피게

 

위블로 빅뱅 크로노그래프 44mm 모델 모음, 출처: 위블로

 

 

 

 

 


오데마피게는 지난 몇 년 동안 로얄 오크 오프쇼어 모델에 확실히 다른 디자인들을 보여줌으로써 자신들도 지루하지 않은 개성 있는 시계를 만들어 낼 수 있음을 증명했습니다.

 

동시에 위블로는 유니코 무브먼트와 새로운 재료들의 사용 등을 통해 짧은 역사임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로 시계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기술력을 입증했죠.



오데마피게와 위블로 두 브랜드 모두 크로노그래프, 퍼페추얼 캘린더, 투르비옹 등 다양한 컴플리케이션을 특징으로 하는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수요가 많은 것은 역시 크로노그래프 모델입니다.

 

재미있는 점은, 현재의 많은 42mm 로얄 오크 오프쇼어 크로노그래프 모델들이 44mm 빅뱅 크로노그래프 모델들보다 더욱 대담한 디자인을 가지고있다는 점입니다.

 

 


이 두 가지 모델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죠.

 

 

 

 

 

로얄 오크 오프쇼어 42mm

로얄 오크 오프쇼어 42mm, 출처: 오데마피게

 

로얄 오크 오프쇼어는 스테인리스 스틸 또는 금으로 만들어집니다.

또한 12시, 6시, 9시에 위치한 크로노그래프와 3시에 위치한 날짜 표시 형태로 제작됩니다.

 

로얄 오크 오프쇼어는 역 사이클롭스 렌즈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날짜 표시가 위블로 빅뱅에 비해 무브먼트에 더 가깝게 깊이 위치해 있으며, 크로노그래프 모듈은 바깥쪽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오데마피게는 아직 로얄 오크 오프쇼어 모델을 위한 인하우스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데, 바로 이 부분이 시계 수집가와 오데마피게의 팬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볼 때, 오데마피게 같은 역사 깊은 브랜드에서 오프쇼어 모델을 위한 전용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를 개발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을 텐데 말이죠.

 

오데마피게는 연간 시계 생산량을 40,000개로 한정해둠으로써, 수요와 공급을 안정시키고 있습니다.

 

 

 

 

 

위블로 빅뱅 44mm

빅뱅 44mm, 출처: 위블로

 

빅뱅 크로노그래프 기본 모델은 로얄 오크 오프쇼어와 비교해 볼 때 전체적으로 얌전한 느낌입니다.

하지만 대신에, 재료와 색상 조합은 조금 더 다양합니다.

 

짙은 청색 또는 검은색 다이얼과 함께 그에 맞는 고무 또는 악어가죽 스트랩을 매칭 할 수 있습니다.

금박과 다이아몬드가 박혀 있는 버전도 있습니다.

 

위블로 빅뱅 크로노그래프는 3시, 6시, 9시에 크로노그래프가 위치한 전통적인 방식의 레이아웃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시계의 무브먼트는 위블로의 인하우스 유니코 무브먼트가 아닙니다.

대신, 크로노그래프 모듈이 장착된 ETA의 2892-A2를 기반으로 한 칼리버 HUB4100에 의해 작동됩니다.

 

오데마피게 로얄 오크 오프쇼어 크로노그래프 모델은 선택적으로 세라믹 베젤을 제공하지만,

위블로 빅뱅 크로노그래프 모델은 전 모델이 세라믹 베젤을 갖추고 있습니다.

 

 

 

 


결국, 오데마피게와 위블로의 두 모델 모두 비슷비슷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차이는 사소한 부분에만 존재할 뿐이죠.

 

 

다만, 상대적으로 오데마피게가 조금 더 역사적으로, 기술적으로 앞서있다는 객관적인 평가가 존재할 따름입니다. 

 

 

 

 

어떤 브랜드가 더 옳다, 더 그르다는 것은 없습니다.

어떤 브랜드와 시계가 당신에게 더 매력적으로 다가와있느냐의 문제일 뿐이니,

그저 두 브랜드의 극성팬들의 다툼을 즐겁게 지켜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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